3년 연속 둔화된 임금, 일자리도 줄고 있다
건설기성액은 2024년 3.2%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5.7%까지 줄었다. 올해 2분기에 0.60% 증가로 반등하긴 했지만, 회복세가 확실하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지난 5월 건설업 취업자는 192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 감소했다. 일거리가 줄어든 만큼 현장 인력 수요도 함께 줄고 있는 셈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일용직 노동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명확하다. 첫째, 근로내용 확인서를 꼭 챙기는 것이다. 건설 일용직도 근로내용 확인서가 있어야 퇴직공제금이 쌓인다. 둘째, 일당만 보고 현장을 선택하지 말고 안전관리 수준과 작업 환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 셋째, 지역별로 다른 임금 시세를 파악해 적정한 일당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에서 골조공사 일용직으로 6년째 일하고 있는 김 씨는 "요즘은 일당 28만 원 안팎이 기본이지만, 위험수당이나 야간작업 수당이 붙는 현장과 아닌 현장의 차이가 크다"고 말한다. 그는 "수당이 제대로 지급되는 현장을 고르는 것만으로도 한 달 수입이 30만 원 이상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건설근로자공제회, 퇴직공제금을 놓치지 않는 법
건설 일용직에게 가장 중요한 제도 중 하나가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퇴직공제다. 공사 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의 공제금이 적립되고, 근로자가 252일 이상 근무하면 퇴직공제금을 받을 수 있다. 1년에 약 250일 안팎을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라면 대략 1년 치 근무일수를 채우는 셈이다.
공제회는 퇴직공제금 외에도 취업 지원, 직업훈련, 생활안정자금 대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근로내용 확인서를 발급받지 못한 날은 공제금이 쌓이지 않으므로, 매일 퇴근할 때 확인서를 받았는지 꼭 점검해야 한다. 사업주가 확인서 발급을 거부하면 공제회를 통해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산재보험, 일용직도 당연히 적용된다
건설 일용직 노동자도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다. 현장에서 다치면 치료비와 휴업급여를 받을 수 있고, 장해가 남으면 장해급여까지 청구할 수 있다. 문제는 산재 신청 절차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사고가 나면 현장소장이나 관리감독자에게 즉시 알리고, 가까운 근로복지공단 지사에 산재 신청을 해야 한다.
산재 처리 기간 동안 수입이 끊기는 걱정 때문에 신청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휴업급여는 평균임금의 70% 수준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신청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현장에서 "합의금을 줄 테니 신청하지 말라"는 제안이 들어와도 산재 신청은 본인의 권리라는 점을 기억하자.
안전교육과 안전관리계획, 현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2026년 2월부터 국토교통부가 개정한 안전관리계획서 작성 매뉴얼이 적용되고 있다. 기존에 평균 4,000쪽에 달하던 안전관리계획서가 500쪽 수준으로 대폭 간소화됐다. 본편은 최대 80쪽으로 제한하고, 설계도서 등 기술 자료는 부록으로 분리했다. 서류는 줄었지만 항타기 전도사고 같은 대형 재해를 막기 위한 안전작업 절차는 오히려 강화됐다.
소규모 건설공사에도 추락방호망과 개구부 덮개 설치 기준이 신설되면서, 1,000㎡ 이상 공동주택 공사 현장의 안전 사각지대가 줄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중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6%에 달한다. 안전관리계획이 실효성을 갖추기 시작한 만큼, 현장에서도 교육 이수 여부와 보호구 착용을 더 꼼꼼히 확인하는 분위기다.
일용직 노동자도 6개월마다 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을 받지 않으면 현장 출입이 제한될 수 있고, 사고 발생 시 과실 책임이 커질 수 있으니 일정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게 좋다. 건설근로자공제회와 안전보건공단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을 활용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지역별로 알아두면 좋은 자원
서울과 인천, 경기 남부는 대형 현장이 많아 일용직 일자리가 꾸준한 편이다. 부산과 울산은 조선·플랜트 관련 공사가 이어지고 있고, 대전과 충청권은 행정복합도시와 산업단지 공사가 활발하다. 광주와 전남은 국가유산 수리 공사가 많은 편이라 해당 직종 경력이 있다면 유리하다.
각 지역의 건설근로자공제회 지부와 고용센터, 지자체 일자리센터를 방문하면 지역별 구인 정보와 교육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일당 시세가 궁금하다면 같은 지역에서 일하는 동료들과 정보를 교환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다.
일당만 쫓지 말고, 제대로 챙길 것은 챙기자
건설업 임금 상승률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지금, 일용직 노동자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높은 일당이 아니라 꾸준한 일거리와 안정적인 권리 보장이다. 근로내용 확인서를 매일 챙기고, 퇴직공제금이 제대로 적립되고 있는지 확인하며, 안전교육 이수 여부를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정부의 안전관리 체계가 강화되는 흐름에 맞춰 현장에서도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가는 것이, 결국 가장 오래 일할 수 있는 길이다.